뉴질랜드 썰

풀타임의 기회를 잡아라

Delia :D 2023. 1. 24. 12:17

#내가개발자가될상인가

나는 2월 초부터 파트타이머로 개발 일을 시작했다.

지금도 같이 일하고 있는 아르헨티나 여직원과 같은날 입사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아르헨티나 여직원과 사장이 이전에 같은 회사에서 근무했었다고 하더라.

어쨌든 그렇게 나는 일주일 중 이틀을 출근했고, 아르헨티나 여직원은 풀타임으로 주 5일을 다 출근했다.

사장은 새 프로젝트를 당시에 핫하게 떠오르고 있던 리액트와 노드 서버로 하기를 원했고,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에서 욕하며 진행했던 노드 프로젝트가 나에게 큰 도움을 주었다. 나와 아르헨티나 여직원 둘다 리액트는 처음이었고, 문서를 보면서 천천히 뼈대를 만들어나갔다. 당연히 나는 파트타이머 였기에 아르헨티나 여직원이 코어작업을 위주로 설계를 했고, 나는 거기에 살을 붙이는 정도 였다.

한달정도 후에 키위남자애가 입사했는데 나는 영어도 부족하고 파트타이머 인지라.. 어울리지 못하고 겉돌았던것 같다. 처음 1년? 1년 반 정도는 정말 어울리지 못했다. 영어도 알아듣지 못해 대화도 제대로 이어나가질 못햇을 뿐더러 출근하지 않은 동안 놓쳐버린 업무도 따라가기 벅찼다.

당시 다니던 학교는 7월 초 졸업 예정이었고 5월쯤 되었을때 사장이 나에게 먼저 계획을 물었다. 학교는 언제까지냐, 비자는 언제까지냐, 학교 졸업하면 그 다음 계획은 어떻게 되냐 한국으로 돌아갈거냐 하면서.

그래서 나는 학교 졸업하면 1년짜리 오픈 워크비자를 받을 수 있고 풀타임 직장을 알아 볼거라고 했더니 사장이 먼저 졸업 후에 풀타임으로 계속 근무 할 생각이 있냐고 물어왔다.

세상에 나는 너무나 땡큐지 이사람아! 나는 정말이지... 운이 너무나 좋았다.

나는 당연히 오케이를 외쳤고 이후에 메일을 주고받으며 연봉 협상을 하고 정식 고용계약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학교를 졸업하고 일주일의 휴식을 가진 뒤 정식으로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다.

그리고 다음달이면 풀타임 근무한지 만 4년이 된다.

한국회사에서 사회생활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외국에서 금방 인정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한국인 특유의 빠른 눈치와 속도, 꼼꼼함,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는" 센스까지 갖추고있다면 그야말로 이렇게 쉬울수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한국인을 고용해본적 있는 오너라면 한국인을 선호할 확률이 높은것 같다. 말그대로 "빠릿빠릿" 하니까. 말하지 않아도 눈치가 빨라 알아서 일을 척척 해내고, 일도 빨리 하고 많이한다.

하지만 내가 겪어본 결과 너무 빨리 하는것도, 너무 열심히 하는것도, 너무 오지랖 피우는 것도 언제나 좋은 것은 아니다. 중요한것은 적당히, 팀원들과의 조화를 이루는것이라고 생각한다. 팀원들과 얘기를 많이하고, 의견을 나누고 조절해 가면서 하는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

물론, 그를위해서는 의사소통이 가능해야 하겠지만, 나는 "간단한 대화가 가능할 정도" 라면 실력으로 비벼볼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랑이지만 당시 얘기를 더 해보자면

애초에 파트타임으로 지원을 했을때 나는 이력서에 내 한국 경력을 최대한 갈아넣었지만(약 5년정도), 사장은 아마 제대로 보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내가 경력이없는 줄 알았는가보더라. 나중에 며칠이 지나서 첫 주급을 받을 때가 되서야 나를 불러 얘기를 꺼냈다.

"너 이력서를 봤는데 경력이 좀 있더라. 그래서 시급을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좀더 주려고 해"

나는 거기서 충격을 받았는데, 먼저 나를 고용할 때 내 이력서를 자세히 보지 않은점, 그리고 말하지않았는데 시급을 올려주겠다고 사장이 먼저 제안한 점.

아무것도 모르는 학생인줄 알았는데 일시켜보니 하는 꼴이 좀 해본놈 같았나보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덕분에 나는 당시 최저시급보다 높은시급으로 일 할 수 있었고, 이런대우는 어디가서 받아본적이 없어서 (한국에서 항상 내연봉 깎으려는 놈들만 봤으니..) 벌써부터 애사심이 솟았다.

내가 하고싶은 말은 기회를 잡으려면 당신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마 많이들 들어본 말일거다. 나는 이 말이정말 맞다고 이 때 느꼈다. 기회가 왔어도 당신 실력이 부족하면 기회를 놓칠수도 있는것이다. 당신의 능력을 보여줄수 있는 방법으로 잘 보관해 놓아라.

나는 고용상태이지만 아직도 종종 LinkedIn 으로 연락이 온다.

잘 정리된 이력서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해서 오픈해놓길 권한다. (물론 나도 고용된 이후 잘 업데이트는 안하지만ㅋㅋ)

당신에게 기회가 왔을 때, 당신은 반드시 준비되어 있어야 그것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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